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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비행기 창이 반쯤 안 보여도 뭐 괜찮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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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말이 나올 것 같을 땐,
그냥 입을 다물어라.

나는 조금 투덜거리는 사람이었다.
일상에 깔린 불편함이 싫었고,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뻔뻔한 사람들을 혐오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드러내기를 그다지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과연 좋은가?
그렇지 않다. 잠깐 나의 솔직함을 접고 입장을 바꿔 상대방을 이해하면 내가 보내는 시간이 환상적으로 바뀔 수 있다.

얼마 전 5 시간 정도 밤 비행을 한적이 있다.
휴양지로 겨울철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비행이어서 가족단위승객이 많았다.
당연히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는 아이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체크인 카운터에서부터 눈길을 끌던 대가족. 카운터에서 의도적으로 우리와 엮었을 게 분명해보이는 좌석배치로 다시 기내에서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앞자리.
갓난 아이를 안고 탑승한 엄마의 얼굴에서 나는 몇년전의 나를 겹쳐보았다.
앞으로의 5시간을 생각하면 조금은 한숨이 나왔지만 그녀만 할까.. 싶은 마음. 이리저리 잠투정을 하며 옮겨지던 갓난 아이는 아빠 품에 가서 얼핏 잠이 들었는데 하필 아빠가 구부려놓은 좌성헤드에 계속 머리를 쿵쿵 찧고 있었다.

톡톡 아빠에게 알려주자 흔쾌히 자리를 고쳐앉는 모습에 잘 자는 아이가 마치 있지도 않은 친 조카같이 느껴졌다.

한순간에 나는 그 긴 비행시간을 완전하게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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